손학규 대표-이재오 특임, 팽팽한 기싸움
입력 2010-10-08 18:19
孫 “4대강 공사 강행 안돼”
李 “현 정부내 공사 끝날 것”
손학규 민주당 신임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8일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 장관이 손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자리에서다. 90도 인사를 주고받는 등 초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6·3세대라는 정치적 동질감과 한나라당에서 함께 잔뼈가 굵은 인연 때문이다.
하지만 말속엔 가시가 있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이 잘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정부 여당이 잘해야 한다”면서 “제대로 못하면 우리가 (정권을) 빼앗아오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이번에 손학규를 당 대표로 뽑아준 국민의 마음은 이명박 정권 갖고는 안 되겠으니 민주당이 한번 나서봐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장관은 “평소 대표가 살아온 이력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손 대표가 이끄는 제1야당이 여당을 덮어놓고 반대하지 않도록 제가 노력하겠다”며 일단 자세를 낮췄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날선 대화가 오갔다. 손 대표는 “국회에 4대강 검증특위를 설치해서 국민과 야당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하는 것이 옳다”며 “이런 식으로 공사를 강행한다면 우리가 집권하게 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 장관은 “토목공사 기술의 발달로 예상보다 빨리 진도가 나가고 있어 중단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집권을 하더라도) 집권하기 전에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를 찾아간 자리에선 “지난 6·2 경기지사 선거 때 보여줬던 단일화 정신으로 2012년 정권교체에 임하면 승리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야권 연대를 강조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