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슬러지, 호흡기 위협할 수도”… 말라 먼지 상태로 변하면 폐·혈관으로 유입 가능성
입력 2010-10-08 18:07
헝가리에서 발생한 독성 슬러지 유출사고가 앞으로 더 큰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사고 지역에서 최근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가 계속돼 슬러지가 말라붙고 있으며 먼지 상태가 될 경우 인체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루미나 추출 때 쓰이는 이 슬러지는 납, 카드뮴, 비소, 크롬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들어 있다. 알칼리농도를 나타내는 수소이온농도(PH) 13의 강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어 심각한 피부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이미 주민 수백명이 슬러지와 접촉한 뒤 화상 치료를 받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노출될 경우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국립환경친화개발위원회 베네데크 여보르 위원장은 대재앙을 우려했다. 그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슬러지가 아직 젖어 있는 상태라 독성 물질이 호흡기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게 마르면 위해 성분들이 호흡기를 통해 폐나 혈관에 유입될 수 있고 이는 대재앙 수준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헝가리 그린피스 소속 마톤 배이 회원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강이 아니라 독소가 토양으로 스며들어 식수로 흘러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졸탄 일레스 헝가리 환경장관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수습에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유출된 슬러지는 이날 ‘동유럽의 젖줄’ 다뉴브강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사고 지역 인근의 마르칼강으로 처음 흘러든 슬러지는 다뉴브강 지류인 라바강을 거쳐 이날 정오 다뉴브강 본류에 도달했다. 마르칼강 생태계는 이미 파괴된 상태다.
현지 방재 책임자인 티보르 도브슨은 “라바강과 다뉴브강의 산도가 각각 정상 범위를 넘어선 PH 9.6과 9.4로 측정됐다”며 “PH9 이하로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