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팍스콘, 노동자 혹사” 수당 안주고 초과 근무 강요… 법 중대 위반

입력 2010-10-08 18:07

근로자들의 연쇄 투신자살로 논란이 됐던 대만 팍스콘(富士康)사의 중국 공장들이 관련 법규를 위반하며 노동자들을 혹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발간된 중국 당국의 ‘팍스콘 조사연구 총보고서’를 인용해 팍스콘 중국 공장들이 근로자들에게 초과 근무를 강요하고 이에 따른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노동법규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팍스콘은 근로자들에게 매달 10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강요해 왔으며 잇단 투신자살로 근로조건이 열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매달 80시간의 초과근무를 요구했다. 이는 매달 36시간을 넘지 못하게 제한한 중국 노동법상 초과근무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또한 팍스콘은 학생 실습생을 대거 고용했으며 이들에게도 가혹한 노동을 강요해 왔다. 선전의 룽화 CMMSG 사업장의 경우 여름방학 기간 2600명의 근로자 가운데 실습생이 700∼1000명에 이르는 등 상당수 사업장이 근로자의 절반가량을 실습생들로 채웠다. 그리고 이들에게도 매달 8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 규정이 예외 없이 적용됐다.

팍스콘은 납 중독 등 직업병 발생이 우려되는 사업장 근로자들에게 의무적인 정기 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았고, 작업 도중 부상한 근로자에게 보험 처리를 못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 부품 공급업체인 팍스콘 중국 공장에서는 올해 모두 14명이 투신자살을 기도해 이 가운데 12명이 숨졌다. 열악한 노동환경이 연쇄 투신자살을 야기한다는 비난이 일자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진상조사에 착수했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