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 바르가스 요사 “생의 마지막날까지 집필할 것”

입력 2010-10-08 18:13

“내 희망은 신기술 때문에 종이책이 진부한 것으로 치부되지 않는 것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페루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74)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책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노벨상 수상에 대해 그는 “놀라움에 휩싸였다”면서도 “노벨상 수상을 내 인생의 ‘일시적인 사건’으로 여기고 빨리 평정심을 회복해 생의 마지막 날까지 집필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상이 나의 집필방식이나 나만의 스타일, 내가 다루는 주제를 변화시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보혁명이 그가 소중히 여겨왔던 ‘글자의 세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변화가 불가피한 건 인정하지만 그 변화로 인해 내가 지금 행복한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생각하는 책은 전자책이 아니라 종이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학이 가장 중요한 문제, 즉 사회적·인간적 문제와 연결된 채로 남아 있길 바란다”면서 “신기술이 책의 콘텐츠를 빈곤하게 만들 위험성이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나친 비관론도 경계하면서 지금까지 존재해 왔던 것처럼 문학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뉴저지주 프린스턴 대학에서 문학철학 강의를 하는 그는 문학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서도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젊은 세대에게 독서를 권장했다.

그는 “젊은이에게 문학이 단순 지식이 아니라, 또 어떤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얻는 수단이 아니라, 특별한 기쁨을 준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줘야 한다”며 “훌륭한 문학작품은 권력자에 의해 쉽게 조종되지 않는 사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기본적으로 이 사회에 있어야 할 요소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것도 문학만큼 비판정신을 일깨워주지 못한다. 독재체제가 들어서면 검열부터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