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배추김치만 김치냐… 우리도 김치다!
입력 2010-10-08 17:37
주말 식탁에 올릴 ‘이색 김치’ 뭐가 있을까
귀하신 몸이 된 배추 때문에 주부들의 애간장이 녹고 있다. 대통령이 아이디어를 냈던 양배추, 꿩 대신 닭이라고 배추를 대신했던 무도 값이 올라 만만치 않게 비싸다. 새벽부터 5시간이나 줄을 서서 3포기를 1만4000원에 산 다음 만세를 외칠 만큼 배추 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11월쯤 배추 값이 크게 내려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하지만 한달씩이나 김치 없이 살 수 있을까?
우리나라 아줌마들이 누구인가. 배추 값이 올랐다고 김치 없는 밥상을 가족들에게 내놓을 이들이 아니다. 주부커뮤니티 미즈(www.miz.co.kr)는 이색김치 아이디어를 내놓는 회원들과 이들에 호응하는 댓글로 북적이고 있다. 부추김치, 돌나물물김치, 콩잎물김치, 솎음갈무보리죽물김치, 오이소박이, 청경채김치, 파프리카김치…. 배추김치만 김치가 아니다.
다양한 김치 중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것은 고구마줄기김치와 깻잎김치, 그리고 양파김치였다. 이유인즉슨 재료가 싸면서 영양가도 높고 맛이 좋다는 것.
크늘채(남동비·47·경기도 구리시 사노동)님이 내놓은 고구마줄기김치는 담그자마자 먹을 수 있는 즉석김치로 사랑을 받았다. 옛날부터 여름김치가 입에 살짝 물릴 때쯤 고구마줄기로 김치를 담가 먹었다니 족보 있는 김치다. 고구마가 이달 말까지 제철이어서 줄기는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고구마줄기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로 고생하는 이들에겐 그만이다.
풀향기(전선화·45·서울 개포동)님이 추천한 양파김치는 영양가도 풍부하고 달콤하면서 아삭한 것이 배추김치보다 더 맛있는 김치로 인기를 모았다. 양파 요리는 건강식과 다이어트식으로 분류될 만큼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천고마비의 계절에 몸매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요리왕(송현순·46·대전 송촌동)님의 깻잎김치는 아이들도 곧잘 먹을 수 있어 어린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의 댓글이 주루룩 달렸다. 깻잎김치로 구운 삼겹살을 싸먹으면 별미 중의 별미라는 요리왕님의 귀띔. 요즘 몸값이 치솟는 배추와 상추를 대신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칼륨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A와 C가 많이 들어 있어 피부미용에 좋은 깻잎은 연중 어느 때나 장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이들이 내놓은 김치 담그는 법을 알아본다. 이색 김치를 담아 이번 주말 식탁에 올려보자.
양파김치
◇재료=양파 중간크기 3개, 부추 한줌, 양념(멸치액젓 2큰술, 고춧가루 3큰술, 새우젓·다진마늘·통깨 1큰술씩, 다진생강 약간)
<만드는법> ① 양파는 껍질을 벗겨 씻은 뒤 물기를 없애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② 넓은 볼에 ①을 담고 멸치액젓을 뿌려서 다른 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절인다. 중간중간 섞어준다. ③ 부추는 다듬어서 씻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④ ③에 고춧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준다. ⑤ 새우젓을 다진다. ⑥ 재료를 큰 볼에 모두 넣은 뒤 살살 버무려 김치통에 담아 반나절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깻잎김치
◇재료=들깻잎 200장, 통깨 약간, 잔파 ½단, 양념(고춧가루 1컵, 건홍고추 5개, 마늘 1통, 생강 1톨, 양파 중간크기 1개, 멸치액젓100㎖, 진간장100㎖, 올리고당 또는 꿀 3큰술)
<만들기> ① 들깻잎은 씻은 뒤 물기를 탁탁 털어서 윗부분의 꼭지를 가위로 잘라낸다. ② 잔파는 깨끗이 씻어 2∼3㎝ 길이로 썬다. ③ 건홍고추와 양파는 깨끗이 씻어 큼직하게 썰고 마늘과 생강은 손질해 멸치액젓 등 나머지 양념과 함께 믹서에 넣고 갈아준다. ④ ②와 ③을 섞어 놓고 깻잎 1∼3장 사이사이 양념을 묻히듯 발라 차곡차곡 포개 담는다. 3시간쯤 밖에 두었다 냉장고에 넣는다.
고구마순 부추김치
◇재료=고구마순 1.5㎏(잎을 떼고 껍질 을 깐 무게), 부추 300g, 양념(홍고추 20개, 고춧가루 7큰술, 마늘 2통, 양파 ⅔개, 멸치액젓 ¾컵), 꽃소금 2큰술, 통깨약간
<만드는 법>① 고구마순은 껍질을 벗기고, 부추는 다듬는다. ② 마늘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홍고추는 씻은 다음 양파와 홍고추를 큼직하게 썬다. ③ ②와 나머지 양념재료를 믹서에 갈아 불려 놓는다. ④ ①의 고구마순에 꽃소금을 넣어 20여분 절였다 헹궈 소쿠리에 밭여 물기를 뺀다. ④ 고구마순에 양념을 넣고 고루 버무린 다음 부추를 넣고 다시 버무린다. ⑤ 한번 먹을 양만큼 둘둘 말아 통에 담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