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 개정안 강행키로

입력 2010-10-08 17:47

오는 12월 치러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나오기 위해선 성직자로서 66개 회원교단의 총회장을 역임했거나 19개 회원단체의 회원으로서 소속 총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회원의 소속 교단 총회가 폐회 중일 땐 총회 임원회 추천을 받으면 대표회장 후보가 될 수도 있다.

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은 8일 서울 연지동 한기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6월 24일 임시총회에서 정관 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앞서 6월 11일 실행위원회에서 통과한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일부 수정한 상태로 시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정관과 상충된 부분을 삭제하고 시행하는 게 적법하다는 변호사들의 의견서를 갖고 9월 24일과 지난 1일 명예회장 간담회에서 협의했으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개정 운영세칙 및 선거관리규정’을 적용키로 했다”며 “오늘 회원교단과 단체들에 공문으로 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명예회장이 시행유보를 건의해 내년 1월 정기총회까지 유보하려 했으나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부득불 결단을 내렸다”면서 “이는 한기총의 연합과 일치 정신을 퇴색하지 않으려는 충정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최근 예장 합동 총회가 길자연 목사를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선출한 것과 관련, 이 대표회장은 “기존 한기총 정관에 따르면 문제가 없겠지만, 윤리적 법률적 논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분이 한기총이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무엇이 그렇게 절박한지 되묻고 싶다”면서 “개인적 소견으로는 2년간(2003∼4년) 대표회장을 역임한 분이 또다시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교회가 함께 치러낸 8·15 대성회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까지 발표하신 분이 한국교회를 연합과 일치 정신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며 “인품과 능력 면에서 교단마다 대표회장이 되기에 손색이 없는 분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회장 재출마설에 대해 이 대표회장은 “솔직히 말해 십자가를 안 지면 좋겠다. 하지만 꼭 지어야만 한다면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겠다”면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문원순 한기총 서기는 “어제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에게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았다”면서 “김 목사는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