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 팀의 고민… 대포 그리운 삼성, 뒷문 아쉬운 두산
입력 2010-10-08 18:25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서 양 팀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삼성은 강력한 대포가 그립고, 두산은 마운드에서 뒷문을 든든히 잠가줄 ‘클로저’가 없어 속이 타고 있다. 삼성은 지난 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말 박한이의 극적인 스리런포로 간신히 두산에 승리했다. 삼성이 1차전을 어렵게 가져간 이유는 중심 타선의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채태인-박석민-최형우’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리고 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롯데의 클린업트리오(조성환-이대호-홍성흔)와 김동주, 김현수, 최준석이 버티고 있는 두산에 비해 무게가 떨어진다.
채태인은 1차전 3회 볼넷으로 나간 뒤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가 포수와 충돌하면서 교체됐다. 박석민은 5회 1사 2루, 7회 2사 1·2루 등의 찬스에서 범타로 물러나는 등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형우가 2안타에 1타점을 올리며 간신히 체면치레했지만 시원한 홈런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두산이 ‘두목곰’ 김동주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최준석이 5회 적시타로 2타점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삼성은 그나마 톱타자 박한이의 방망이 때문에 간신히 1승을 올렸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중심타선의 무게감과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와 혈투를 치른 두산은 공격과 수비에서는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삼성을 압도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승리를 굳히려고 이현승, 임태훈, 왈론드, 고창성 등 필승 계투조를 모두 쏟아 부었다. 계투진은 오히려 ‘필승 계투진’을 자랑하는 삼성보다 강한 모습을 자랑했다.
하지만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마무리 정재훈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똑같이 홈런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기 때문이다.
두산이 뒷문 단속 때문에 고민하는 것은 정규리그 구원 2위 이용찬이 음주 교통사고로 포스트시즌 마저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새 마무리로 정재훈을 계속 내세우고 있지만 이미 준플레이오프에서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그렇다고 정재훈 대신 마무리를 맡을 마땅한 대안도 없다.
삼성 양준혁은 “정규리그에서 정재훈의 포크볼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져 상당히 치기 어려웠지만 1차전에서는 체력이 떨어져 그런 예리함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선동열·김경문 양팀 감독 중 누가 이같은 약점을 먼저 극복하고 인천으로 가게 될 지 관심이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