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 빗속 눈부신 역투… 승부 다시 원점
입력 2010-10-09 00:25
두산이 선발 히메네스의 눈부신 역투에 힘입어 삼성을 물리치고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8일 대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을 4대 3으로 물리쳤다. 시리즈 전적 1승1패. 두산은 이로써 적진에서 귀중한 1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서울로 올라가게 됐다.
2차전 승리의 수훈갑은 히메네스였다. 히메네스는 계투진이 거의 모두 소진된 가운데 막강 삼성 타선을 7회까지 5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경기 전 삼성과 두산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전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1승을 챙긴 삼성은 내친 김에 3연승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 전날 무려 7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고도 역전패한 두산 선수들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계투진을 다 써버려 선발 히메네스가 최대한 이닝을 끌지 않는다면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히메네스가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거둠에 따라 두산은 적진에서 귀중한 1승을 한 데 이어 투수 자원도 아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히메네스는 “어제 너무 아쉽게 패해 오늘은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이었다. 원정에서 1승1패를 하고 잠실에서 경기를 하면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타선에서도 두산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두산은 3회초 1사 2, 3루에서 정수빈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선취했다. 이어 6회초에는 무사 만루 상황에서 김동주의 적시타와 이성열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점을 뽑으며 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히메네스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난 이후 8회부터 삼성의 맹추격이 시작되며 이날 경기는 9회말 2아웃 풀카운트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그야 말로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이 이어졌다.
삼성은 히메네스가 내려간 뒤 나선 왈론드를 상대로 8회말 김상수가 적시타를 때리며 한 점을 따라붙는데 성공했다. 이어 9회말에는 박진만의 내야안타와 상대 내야수 고영민·손시헌의 잇따른 실책 등을 묶어 2점을 더하며 2경기 연속 역전드라마를 쓰는 듯 했다. 하지만 정재훈 대신 마무리로 나선 임태훈이 채상병과 김상수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길고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안타 수에서 8대 6으로 앞섰지만 결정적인 순간 타선이 침묵해 첫 패배를 당했다. 삼성과 두산의 3차전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에서 열린다.
대구=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