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비대위, 조희준씨 고발] 자료·회의내용 빼내 국민일보 경영권 침탈 노골화
입력 2010-10-07 21:01
국민일보 설립자인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2006년 문화관광부에 국민일보 주식 100%를 갖는 국민문화재단(이사장 박종순 충신교회 당회장) 설립 신청을 할 당시 장남 조희준씨를 포함한 친인척 개입 배제를 천명하는 확인서를 제출했다. 당시 청와대와 문화관광부가 수백억원의 증여세를 내지 않고 증여하려는 속셈으로 재단을 설립하려는 것 아니냐며 제동을 건 데 대한 확고한 의지표명이었다.
국민일보 경영에 있어 친인척 배제라는 조 원로목사의 의지는 그 뒤에도 여러 차례 확인됐다. 조 원로목사는 2007년 3월 국민문화재단 출범 기념식에서 “국민일보를 한국 교계에 내놓았다”고 선언했고 2008년 12월 국민일보 창간 20주년 기념사에서도 “재단 출범을 계기로 한국 사회와 교회의 공익매체로 거듭났다”고 천명했다.
이 같은 조 원로목사의 숭고한 뜻이 훼손될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중순. 장남 조씨가 국민일보와 관계회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자신의 사장 시절 경영 자료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때만 해도 조씨가 말한 명분은 “(비리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명예회복을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동생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이 취임한 2006년 이후의 경영자료까지 요구하면서 야심을 노골화했다.
국민일보는 당시 ‘적대적 인수합병을 노리는 작전세력이나 요구할 법한 자료를 달라는 것은 경영권과 인사권에 간섭하겠다는 의도’라는 판단아래 일체의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그러자 조씨 측은 7월 18일 김주탁 전 국민일보 경리팀장을 꾀어 노승숙 국민일보 회장이 주재한 구수회의 발언을 녹음하도록 지시했고 이를 무기로 노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노 회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조씨는 8월 3일 고모부 설상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엘림복지회 상임이사)와 교회 내 사조직인 한마음산악회를 동원, 노 회장을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집요하게 사퇴 압박을 가했다.
이러한 조씨의 국민일보 경영권·인사권 개입 음모는 어머니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8월 28일 노 회장을 국민일보빌딩 11층 집무실로 불러 4시간 동안 감금해 놓고 자신이 직접 쓴 사퇴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김 총장은 9월 16일 국민일보 사원 비상총회가 열리는 시간에도 노 회장에게 더 강도 높은 방법으로 사퇴 발표를 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노 회장은 다음 날 회사 인트라넷에 사의를 표명하는 글을 띄웠다.
김 총장과 조씨 모자의 음모는 10여일 뒤인 9월 27일 국민일보 이사 추천권을 갖고 있는 국민문화재단 이사회에서 조 원로목사가 제안한 김 총장의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 추천안이 부결되면서 명분이 없어졌다. 하지만 이들 모자는 다시 오는 18일 이사회 재소집을 관철시키는 등 국민일보 경영권 장악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막판까지 인내하다 조씨를 7일 조세포탈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모자가 공모해 언론사 회장을 협박하고 사퇴를 강요하는 반윤리적 행위를 자행한 것 자체만으로 김 총장은 언론사 회장 겸 발행인을 운위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비대위의 결론이다. 더욱이 조씨와 김 전 팀장의 입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원로목사님 살아 계실 때 재산 정리”를 위한 발판으로 국민일보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은 반사회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