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G20서 환율 공조 필요”
입력 2010-10-07 21:26
이명박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환율 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8∼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이어 G20 정상회의에서도 환율문제가 공론화될 가능성은 커졌지만 최근 원화가치 급등세에 직면한 우리 정부로선 국익 추구와 조정자 역할 사이에서 고민도 커지게 생겼다.
이 대통령은 7일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과 가진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국제 공조를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어려울 때 국제 공조를 했는데 회복기에 들어가니까 보호무역을 한다고 하면 세계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G20 의장국으로서의 중재자 역할을 시사한 셈이다.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를 조율 중인 기획재정부는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보면서도 G20 의장국으로서의 환율갈등 조율의무 때문에 강도 높은 개입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고 의장국인 한국이 논의를 주도해야 할 것”이라며 “불편한 논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이 스스로 시장 개입에 신중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FT는 “원화가치는 높은 절상 압력과 빠른 경제회복, 주식시장 강세에도 불구하고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의 수준에 비해 여전히 밑돌고 있는 유일한 아시아 통화”라면서 “한국은행이 원화절상 압력을 낮추는 데 적극적이었지만 시장의 압박에 굴복하면서 지난 3개월간 달러화 대비 8% 절상을 용인했다”고 설명했다.
김아진 남도영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