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장관 후보자 청문회… 턱 탈골 추궁에 “치아 보겠나” 응수
입력 2010-10-07 18:39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의 인사 청문회는 무난하리라던 예상과 달리 병역 등급 판정, 다운계약서 작성 등 각종 의혹으로 얼룩졌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김 후보자가 1977년 징병검사에서 선천성 턱관절 장애로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에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와 같은 선천성 부정교합 하악 탈골은 아랫니가 윗니보다 돌출돼 생기는 현상으로 육안으로도 쉽게 판별이 된다”며 “수술도 안 받았는데 (김 후보자는) 전혀 차이가 안 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재검 당시 탈구 증세가 나타났고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다”며 “박 의원님에게 이(치아) 상태를 보여드리겠다”고 맞받았다. 이에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코미디 소재가 될 것 같다”고 만류해 사상 초유의 ‘치아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4년 8월 서울 구기동 빌라를 매입하고 같은 해 9월 경기도 일산 아파트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 1300여만원을 탈루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세무사가 당시 관례에 따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3년 우즈베키스탄 대사로 있던 시절 코스닥 신규 상장사인 코어세스 주식 매입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며 ‘작전주 매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주식을 사고 2년 뒤 가격이 560원에서 7730원으로 14배나 급등했다. ‘몰빵 투자’를 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자, 김 후보자는 “우연히 산 주식이 떨어져서 조금 더 사서 갖고 있다 손해를 모면하고 약간 수익이 났을 때 팔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김 후보자가 모친을 부양하지 않는다며 재산공개 고지는 거부해놓고 정작 2008∼2009년 연말정산 때는 모친 용돈으로 중복 소득공제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부양하지 않아도 용돈을 드리면 공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신청했다가 중복 공제됐다는 연락을 받고 반환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이 또 “공무원 인사기록 카드에 서울대 대학원 국제경제학과 ‘수료’라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학점미달로 ‘제적’됐다”고 하자 “수료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서울대에 물어보니 제적이 맞는다고 한다. 저의 불찰이다”고 시인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김 후보자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있는 동안 오히려 김태효 외교안보비서관의 입김이 셌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저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