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2호] 조희준씨, “아버지 조 목사도 내게 이래라 저래라 못해”
입력 2010-10-03 19:00
국민일보 노조위원장과의 면담서 쏟아낸 조희준씨 발언들 1
2010년 9월 7일 오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장남 조희준(45)씨를 만났다. 조희준씨와의 직접 대면은 2001년 1월 이후 9년여 만이었다.
9월 7일 조용기 원로목사는 국민일보 사옥 11층 집무실로 국민일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과 노조 위원장을 불렀다. 조 목사는 최근 불거진 사태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김성혜 총장이나 조희준씨가 도무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요지였다.
이 자리에서 노조 위원장인 나는 “국민일보 비대위나 노조가 김성혜 총장과 만나 얘기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조 목사는 “김 총장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조희준이 유일한데, 조희준과는 나도 연락이 안된다”고 말했다. 실망감을 안고 조 목사 집무실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문 앞에 조희준씨가 서 있었다.
나는 순간 “조희준 전 회장 여기 있네요. 잘 됐네요. 이렇게 만난 김에 얘기나 좀 합시다. 일전에 전화했던 국민일보 노조 위원장입니다”라고 말했다.
조희준씨는 “핸드폰을 새로 샀는데 바뀐 번호를 아버지에게 알려드리고, 필요한 전화번호를 아버지 비서로부터 받아서 입력하기 위해 사무실에 들렀다”며 “5분 뒤 카페포토에서 만나자”고 답했다.
10시 10분쯤 조희준씨가 김규원 전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실장과 수행비서를 대동하고 1층 카페포토로 내려왔다. 얼마 전 한세대 총장 비서실장으로 영입된 국민일보 전 경리팀장 이인재씨는 근처에서 카페포토를 기웃거렸다. 이어진 상황은 대화록으로 정리한다.
▲조희준 전 회장(이하 조희준)=(카페포토 입구에서 좌석으로 이동하면서)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전화로 얘기했을 때는 솔직히 자기가 노조위원장인지 알 수가 없었잖아요. 언제 입사했죠?
▲조상운 노조위원장(이하 조상운)=1996년 1월에 입사했습니다.
▲조희준=그럼 신수동 시절 아시겠네요. 아! 이제 기억이 좀 나는 것 같습니다(예약석에 앉으려고 하자 카페포토 종업원이 예약석이라고 말해 자리를 옮겼다.)
▲ 조희준(자리에 앉자마자)=제가 1997년 11월 3일 국민일보 사장이 되면서 한 얘기 기억하세요? 국민일보 사장 딱 3년만 한다고 했습니다. 노승숙이가 그 때 판매 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는데, 저에게 보고하기를 10만부 증부가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져오는 결과를 보면 1만4000부나 1만5000부 밖에 안 되는 겁니다. 아니 10만부를 목표로 했으면 목표치를 다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50%는 달성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노조위원장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1만4000부, 1만5000부 해놓고 뻔뻔하게 그걸 실적이라고 가져오는 겁니다. 그런 사람이 20년 넘게 국민일보에 있어요.
▲조희준=그리고 좀 전에 ‘저를 붙잡으라고 했나요?’ 11층에서 뭐라고 한 사람 누굽니까? 노조위원장이 그 사람으로부터 지시받습니까?
▲조상운=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붙잡으라고 말한 게 아니라 ‘여기서 지키면 되겠네’라고 말했습니다.
▲조희준=정말 웃기는 새끼 아니에요? 제가 도망갑니까? 제가 죄졌어요? 언제든지 한판 붙자고 하세요. 복싱 글러브 끼고 한판 붙자고 해요. 저 킥복싱을 3년 했습니다. 체육관도 잡아놓을 테니까 언제든지 한번 붙자고 전해주세요.
▲조상운=그 분에게 꼭 전해주죠. 알고 있겠지만, 여기 내려오기 전에 비대위원들과 함께 11층에서 원로목사님을 뵈었습니다. 원로목사님도 조희준 회장과는 연락이 안 된다고 하시던데요. 마침 사무실로 오신 겁니까?
▲조희준=아! 제가 전화기를 갤럭시S 스마트폰으로 바꿨는데, 번호도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바뀐 번호 알려드리고 새 전화기에 아버지 연락처 입력하고 이틀 전에 바뀐 비서에게도 얘기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 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얘기하자고 하니까, 저도 제 일은 마치고 대화를 해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옆에 있다가 ‘여기서 지켜’라니, 도대체 그 사람 누굽니까?
▲조희준=제가 원하는 건 오로지 하납니다. 노승숙이만 물러나면 됩니다. 솔직히 노승숙이 종합일간지 국민일보 발행인이라는게 노조 위원장으로서 창피하지 않습니까? 노승숙이는 반드시 물러나야 합니다.
▲조상운=왜 노승숙 회장이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조희준=중국 영화 보면 무슨 원한관계 그런 것 많이 나오잖아요. 제가 갖고 있는 게 그런 원한입니다. 이 원한을 풀기 위해서 끝까지 갈 겁니다.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가 이 건물을 폭파해서라도 내 원한을 풀 겁니다. 노승숙이가 예전에는 제가 전화하면 “예!”이렇게 대답하고 전화를 받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목소리가 “네∼”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니 노 회장 목소리가 왜 그렇습니까?” 물으니까, 목이 잠겨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좀 지나니까 복도에서 저를 보면 고개를 15도쯤 들고, 목에 힘을 주고 걸어 다니는 거예요. 제가 국민일보를 빼앗는다, 뭐 이런 말들 하는데 저는 신문사에 관심 없습니다. 제가 요즘 대학원을 3개나 다녀요. 사회복지학, 사회심리학 이런 것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사무실에 출근하고 나머지는 대학원 공부하기도 힘든데 국민일보에 관심이나 있겠어요?
▲조상운=공부는 왜 합니까?
▲조희준=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사랑과행복나눔재단’ 부총재가 아닙니다. 상임이사예요. 재단에는 총재삙 부총재 이런 직을 둘 수 없어요. 제대로 아셔야 합니다.
▲조상운=총재, 부총재 얘기는 재단 사무국에서 나온 말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도 총재, 부총재를 둘 수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재단에서 그러니까 정관을 바꿨나보다 그렇게 생각했던 거죠.
▲조희준=우석대, 경원대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요. 심리학 공부도 재미있어요. 칼 구스타프 융이나 프로이트 아시죠(노조 위원장이 준비해간 메모지와 볼펜을 달라고 해 두 사람의 이름을 영어로 썼으나 스펠링이 정확하지 않았다.)
▲조상운=여의도순복음교회 일반 성도들은 잘 모르겠지만, 교회 직분이 있는 분들이나 장로님들은 이번 문제가 순복음교회 후계 구도와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것 같던데요.
▲조희준=조용기 목사님이 2006년 12월에 파킨슨병이 왔습니다. 내가 잘 아는데요. 이 병은 5년 지나면 휠체어에 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한솔 이인희 고문을 잘 아는데 그 분을 통해서 삼성서울병원에 있는 파킨슨 병 권위자를 통해서 아버지 약도 다 바꿔주고 그래서 요즘 좀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조상운=지난 토요일에는 야구경기 하러 왔다가 우연히 봤는데, 원로목사께서 이영훈 목사님이랑 여러 장로님들과 함께 아침 일찍 여의도공원 산책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조희준=아버지가 휠체어에 앉고 설교도 안하고 그러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사실 상 와해된다고 봐야 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사실 조 목사님의 카리스마 하나로 유지해왔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해외 출장 한번 가니까 일주일에 15억원 들어오던 헌금이 7억원으로 줄었습니다. 그 정도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이후에 여의도교회가 어떻게 되든지 나는 관심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한 번 계산해봤는데 여의도순복음교회 부동산 이런 것 다 해봤자 전체적으로 1조원도 안됩니다. 아마 8000억원쯤 될 겁니다. 어머니인 김성혜 총장도 마찬가지로 교회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어느 순간에 갑자기 아버지가 깔딱할 수도 있습니다.
조용기 목사님과 저는 일반적인 부자관계가 아닙니다. 아버지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절대 못합니다. 저희 아버지와 저는 친구 같은 사이입니다.
우리 어머니도 나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사실 옛날에는 제가 우리 어머니도 많이 무시를 했습니다. 우리 어머니 맨해튼음대도 제가 다 알아봐줘서 다니게 된 것이고요. 국민일보나 노조가 법적으로 나를 어떻게 한다는데, 난 감옥도 이미 다녀 왔습니다. 상훈이 형(조희준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을 이렇게 지칭했다) 석현이 형(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을 이렇게 지칭했다) 다 제 감방 동기 아닙니까. 저는 두려울 게 없습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고발을 하든지 뭘 하든지 마음대로 해도 좋습니다. 제가 판결문 다 읽어보고 법률적으로 검토해봤는데 아무 문제없습니다. (조희준씨는수행비서를 불러 노트북을 켜게 한 뒤 2005년 탈세 및 횡령 혐의로 받았던 대법원 최종심 판결문 요약본을 노조위원장에게 보여줬다.)
▲조상운=노승숙 회장이 물러나면 김성혜 총장이 발행인을 맡아야 한다고 김주탁씨가 말을 하던데요.
▲조희준=노승숙이 물러나면 어머니인 김성혜 총장이 국민일보 고문 겸 발행인으로 가야 합니다. 회장을 하는 게 맞을지는 모르겠고요. 그렇게 해야 조민제 사장이 경영 잘 하는지도 감시할 수 있죠. 국민일보에서 해고된 김주탁씨는 아무 죄도 없습니다. 그 사람 어머니인가가 병석에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 어떻게 합니까. 김주탁씨가 한 일 다 내가 시켜서 한 일입니다. 노조위원장이 조민제 사장에게 얘기해서 김주탁씨 다시 데려다 써야 합니다. 민제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는 사람 자기밖에 없잖아요. 김주탁 그 친구가 회계·경리를 잘 아니까 국민일보 사내 감사를 시키면
됩니다. 그렇게 해야 조민제 사장 경영을 잘 감독할 것 아닙니까. 노승숙이 고소장 보셨어요?
◆나머지 대화록은 비대위 특보 3호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