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무기 중개업자… 협상 윤활유- 단가 부풀리기 ‘양날의 칼’

입력 2010-10-07 21:41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 무기 구매 방식은 미국정부와 협상하는 FMS(Foreign Military Sale), 국외업체와의 직접구매, 무기 중개업자를 활용하는 방법을 함께 쓰고 있다.

무기 중개업자를 활용하는 것은 이들이 해당 무기체계의 전문가들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무기 판매업체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구매 관행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7일 중개업자에 대해 “윤활유와 같다”고 평가했다. 무기 중개업자들은 군이 필요로 하는 무기체계의 개발 현황, 업체별 장단점까지 꿰뚫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무기 생산업체와 판매국에 쌓아놓은 인맥도 두터워 무기구매 협상 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구매 관행도 소상히 파악하고 있어 업체나 판매국이 오해할 만한 행동이나 불필요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전문성과 폭넓은 인맥을 악용해 중개업자들이 무기 단가를 과도하게 책정하거나 무기정보를 왜곡해 불필요한 무기류나 낙후된 무기를 구매하도록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다른 군 관계자는 “생산자가 제한돼 있는 무기 시장의 특성상 무기가격은 정보력과 협상력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구형부품을 신형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기도 하고 성능에 미달한 제품을 우수한 제품으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군 전문가들은 무기 중개업의 수수료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등 불법적인 수수료에 현혹되지 않도록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한다. 각국의 무기획득방식도 다양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주로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개발한 무기류를 쓰고 있다. 그리스와 뉴질랜드는 외국에서 구매 시 중개업자를 활용하지 않고 국외업체와 직접거래만 허용하고 있다. 대만은 중개업자 활용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극히 일부의 대형 무기체계는 직접 국외업체와 거래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