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정감사-기재위] “국세청 직원, 탈세 못참는 ‘꼴통기질’ 있어야”

입력 2010-10-07 18:38

7일 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남성 성기 확대수술과 여성 가슴 성형수술 과세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은 “정부가 남성의 성기 확대수술에는 부가가치세를 비과세하는 반면 여성의 가슴 성형수술에는 과세하기로 했다”며 “이는 남녀차별 아니냐”고 이현동 국세청장에게 따졌다.

기획재정부는 ‘2010년 세제 개편안’에서 내년 7월부터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가슴성형 등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쌍꺼풀, 코, 주름살 제거 등)을 포함시켰다. 반면 남성 성기 확대수술은 질병 치료 분야에 속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의원은 “남성 성기 확대는 크기와 관계없이 성생활에 문제가 없지만 여성의 가슴은 외부에 쉽게 드러나 왜소한 사람은 콤플렉스가 될 수 있다”며 “국세청장이 그동안 쭉 남성이어서 차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주장이 이어지자 국감장에서는 여기저기서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성기 확대와 가슴 성형이) 지병인지 미용인지 구분이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국세청장 출신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친정 직원들에게 ‘꼴통기질’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국세청장을 역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및 탈세 의혹을 집중 거론하면서 “국세청 직원에게는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정의감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영화 ‘공공의 적’에 나오는 강철중처럼 탈세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감, 소위 꼴통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경찰과 검사로 나온 강철중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캐릭터를 갖고 있다. 강철중의 기개를 본받아 라 회장의 탈세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당부였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이 ‘현실적인 여건’ 등을 거론하며 라 회장의 탈세 혐의 조사에 대한 어려움을 표명하자 이 의원이 “현실적인 문제란 것이 사실상 배후세력을 언급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등 언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