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슈팅 상태로 컨센서스 살펴라” 대체 무슨 말이지?
입력 2010-10-07 21:25
‘증시는 최근 오버슈팅 상태로 컨센서스를 잘 살펴보고 스탠스를 가져가야….’
세종대왕이 요즘 나오는 증권사 보고서를 보면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영어로 이뤄진 금융용어부터 외래어에서 파생된 은어까지 ‘별나라’ 말 같은 낯선 용어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9일 한글날을 맞아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와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증시 전문용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래어가 지나치게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한글로 써도 될 말을 굳이 영어로 된 전문용어 그대로 쓰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예컨대 오버슈팅(일시적인 급등), 컨센서스(실적 예상치), 스탠스(투자판단), 랠리(강세) 등이다. 이 정도는 양반 축에 속한다. 로스컷(손절매), 롱포지션(매수입장), 숏포지션(매도입장), 저PER주(저평가주) 등 보고서에 심심찮게 쓰이는 이런 단어들은 증권회사 직원들조차 생소할 지경이다.
일본어에서 파생된 은어들도 투자자를 헷갈리게 한다. 이를테면 모찌(주식 영업사원의 개인투자자금), 마바라(전문지식이 없는 투자자), 모도리(추세전환), 끼리가에(종목교체) 등이다. 영업현장에서 듣거나 주식 관련 인터넷사이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말들이다.
몰빵(집중투자), 쫀칭(작전세력에 동참하는 소액투자) 등 국적불명의 단어들도 등장한다.
이처럼 순화되지 않은 전문용어나 은어 등은 주식시장을 더욱 낯설고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신한금융투자 김동준 투자분석부장은 “부연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외래어가 지나치게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반 투자자가 쉽게 주식시장을 이해할 수 있게 어느 정도 용어 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