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화재] 女상급자에 “이 싸가지없는 X”, 선임에 “죽을래? 골프채 위협
입력 2010-10-07 21:42
명령체계가 엄격한 군에서 항명, 상관 폭행 및 협박, 지시 불이행 등의 하극상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7일 드러났다.
육군 손모 중위는 상급자인 여군 과장과 통화하면서 “너 몇 살이냐? 이 싸가지 없는 X아” 등 심한 욕설을 한 혐의로 2008년 6월 근신 5일 처분을 받았다. 정모 주임원사는 지난해 4월 부대원들과 운동을 한 뒤 회식 자리에서 대대장에게 이름을 부르며 면전에서 모욕을 주고, 작전과장의 부인을 옆자리에 앉히고 포옹을 하며 “우리 이쁜이 옆에 앉아서 술 한 잔 따라줘” “저것 한번 XXXX 하는데”라고 심한 성희롱을 해 정직 처분을 받았다.
송모 준위는 올 4월 상관인 박모 준위로부터 장비인수 인계를 받던 중 박 준위가 욕을 하자 주먹으로 입술을 한 차례 때린 뒤 창고에 있던 쇠파이프를 들고 박 준위를 죽이겠다며 30분간 쫓아다녔다. 박 준위 사무실 유리를 파손한 송 준위는 박 준위의 왼쪽 눈 부위를 3차례 폭행하고 골프채를 들고 20분간 쫓아다니며 위협하다 퇴근 후 집으로 찾아가 다시 오른쪽 눈 부위를 2차례나 때려 3개월 감봉 처분을 받았다.
김모 하사는 지난해 6월 포대 현관문 앞에서 길을 막고 담배를 피우다 상관이 흡연장소에서 피우라고 지시하자 “XXX, 죽어버려야지. 유서에 네 이름 적는다”며 병사들 앞에서 모욕을 줬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이날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각 군별 복종의무 위반자 징계 현황’에 따르면 육군의 하극상 징계 대상자들은 2007년 4641명에서 2008년 5557명, 2009년 7290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3828명에 달했다.
해군도 2007년 13명, 2008년 37명, 2009년 55명으로 늘어났고, 올 상반기는 12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공군은 2007년 5명, 2008년 5명, 2009년 3명, 올 상반기 1명으로 하극상 징계 건수가 미미했다. 신 의원은 “하극상이 늘고 있는 것은 군의 기강이 총체적으로 해이해져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직접적인 의사표현이 아닌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상관모욕도 적발, 처벌을 강화해 징계대상자가 늘어났다”며 “군기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군내 범죄 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