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등 22개국 1억6600만명이 굶주림 ‘허덕’

입력 2010-10-07 18:07

전 세계 22개국 1억6600만명이 지속적인 식량위기로 만성적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2010년 세계 식량 불안 국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등 22개국에서 전쟁과 자연재해, 정부 노력 부족 등으로 영양실조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FAO와 WFP는 자연 재해발생 빈도, 인도주의 지원 비율, 경제와 식량 안보 등 세 가지를 기준으로 만성적 식량위기 국가를 분류했다. 22개국은 북한,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이라크, 소말리아, 수단, 앙골라,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콩고, 콩고민주공화국,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기니, 코트디부아르, 케냐,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타지키스탄, 우간다, 짐바브웨 등이다.

FAO와 WFP는 “최소 8년간 식량위기를 보고하고 인도주의적 구호 차원에서 10% 이상의 외국 원조를 받으면 지속적인 식량위기 국가로 규정된다”고 설명했다. 소말리아와 수단은 외국 원조가 각각 64%, 62%나 됐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최소 에너지 섭취량이 1800㎉인데, 이를 정기적으로 공급받지 못한 사람을 영양결핍 또는 만성적 기아 상태로 구분한다. 식량위기 국가 국민의 영양결핍 비율도 개발도상국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았다. 북한의 경우 영양실조 상태의 인구가 1990년대 초반 420만명에서 90년대 중반 700만명으로 늘었다. 식량난이 이어지면서 2007년엔 영양실조 인구가 북한 전체 인구의 33%인 780만명에 이르렀다. 아시아에서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굶주린다고 집계된 나라는 북한이 유일했다.

FAO는 전 세계 기아인구가 지난해 10억명 선에서 9억2500만명 정도로 감소했지만 6초당 어린이 1명이 기아 관련 질병으로 숨질 정도로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FAO와 WFP는 “지속적인 식량위기는 영구적인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긴급구호와 함께 장기적으로 학교급식 지원, 일자리와 음식의 동시 제공, 시장부양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