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일보 私有化 야욕 묵과 못한다
입력 2010-10-07 17:37
한국 교계의 대변지로서 언론의 정도를 걸어온 국민일보가 분연히 일어섰다. 노사 갈등 때문도 아니요, 경영 악화에 따른 재정난은 더더욱 아니다. 국민일보 회장을 역임한 조희준씨가 모친과 측근들을 앞세워 국민일보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희준씨가 누군가. 그는 회장 재직 시절 183억원을 횡령하고 25억원의 증여세,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을 탈루한 혐의로 2005년 1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 사회봉사명령 240시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조씨는 국민일보를 숙주로 삼아 교회지원금인 회사 돈을 빼돌려 자기 사업 확장에만 힘썼다. 그의 행위는 조용기 원로목사가 문서선교의 비전을 담아 창립을 구상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전폭적인 기도와 재정 지원으로 설립된 국민일보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다.
그런 그가 지금 와서 국민일보 발행인 노승숙 회장 퇴임을 주장하고 그 자리에 어머니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을 앉혀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한국 교계를 또 한번 우롱하는 처사다. 이에 국민일보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는 조씨와 그의 측근 3명을 증여세 탈루, 계열사 회사 돈 배임, 노승숙 회장 감금 및 사퇴 강요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어제 고발했다.
국민일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출자한 국민지주㈜ 소유의 주식회사에서 2006년 출범한 공익법인 국민문화재단에 귀속됐다. 2007년 3월 국민문화재단 창립 기념식에서 조용기 목사는 “이제 국민일보는 한 교회의 것이 아니며 한국 교회 전체, 수십만 독자들의 것”이라며 공익신문임을 선언했다.
더구나 당시 재단 설립 과정에서 재단설립추진위원회는 친인척을 경영에서 배제하겠다는 각서까지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도 조희준씨 측은 김성혜 총장을 재단 이사로 선임하려고 획책하고, 이를 발판으로 국민일보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책동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일보의 지난 22년 역사 가운데 조씨의 재임기간은 참담한 암흑기였다. 사세는 기울고 독자들은 떠나갔다. 그러나 우리는 좌절하지 않았다. 조씨가 분탕질을 치고 떠난 국민일보를 붙들고 우리는 애면글면 몸부림쳤다.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고향으로 돌아가 무너져 내린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세우자며 독려했던 느헤미야의 열정처럼 묵묵히 달려왔다.
노력은 이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만성적인 적자를 보였던 재정은 2004년부터 흑자로 바뀌었고 교회지원금이 줄고 있지만 흑자체제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 여파로 경쟁사들의 신문 매출은 마이너스 폭을 키워가는 데도 불구하고 국민일보는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명실공히 사회에 환원돼 공익신문으로 거듭난 국민일보에 대한 조희준씨의 야욕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노사가 함께 힘을 모아 선한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까지도 국민일보를 지지해준 조용기 원로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 교계의 성도들께 앞으로도 아낌없는 사랑과 기도로 성원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