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관련 정치권 시끌… 야권 32명 “한·미 재협상”
입력 2010-10-07 21:36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6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한 이후 정치권에서 FTA 관련 논쟁이 불붙고 있다.
◇야4당 의원, 한·미 FTA 전면 재협상 주장=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 의원 32명은 7일 국회에서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한·미 공동성명 형식으로, 참여한 의원들이 공동으로 한·미 정부를 압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정부가 미국에 끌려다니면서 국익을 헌납하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가 밀실협상을 계속하려 한다면 제2의 촛불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주말 미국 측 서명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재협상 촉구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미쇼 하원의원 등 20여명이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파는 전면 재협상을 당론으로 밀어붙일 생각이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아 향후 논의과정에서 여야는 물론 야당 내에서도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크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후 대전 수자원공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 FTA를 어떻게 볼지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재협상 주장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에서 한·미 FTA 비준 전망과 관련,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고 레임덕 세션을 생각할 수 있는데, (비준이) 쉽지 않고 이를 넘길 경우 내년 봄 새 의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한·EU FTA에 엇갈린 시각=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의 문이 열렸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한 데 이어 동아시아 최초로 EU와 FTA를 체결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는 한·EU FTA 발효에 차질이 없도록 비준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국회 내 한·EU FTA 특위를 구성해 정부로부터 보고받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특히 농수축산업, 그중에서도 낙농업와 양돈업자들은 참으로 난감한 한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의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최인기 위원장도 “선(先)대책, 후(後)논의 원칙을 저버린 한·EU FTA 국회 비준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성명을 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