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거 프랭크 교수 “北, 덩샤오핑식 집단지도체제로 변신 중”
입력 2010-10-07 18:12
북한은 중국의 후원을 받아 정통 사회주의 노선으로 회귀하면서 향후 권력체제를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집단지도체제와 유사한 형태로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북한 문제 전문가인 루디거 프랭크 교수는 6일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North’에 올린 ‘북한 권력재편, 후진타오냐, 덩샤오핑이냐, 마오쩌둥이냐’는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의 새로운 권력체제 변화는 중국과 북한 지도부 간 교감 속에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붕괴는 중국 당국에도 심각한 딜레마를 초래하기 때문에 결코 원치 않는 시나리오”라며 “북한의 붕괴를 막기 위한 중국의 노력 속에 앞으로 북한의 점진적인 개혁·개방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징후를 살펴볼 때 북한이 정통 사회주의 노선으로 복귀하고, 최소한 동아시아 발전모델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추론했다.
프랭크 교수는 이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들 김정은을 권력중심부에 데뷔시켜 후계자임을 가시화하면서도 북한 내 어느 누구 한 사람의 손에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는 걸 막았다”고 분석했다. 당의 지배를 강화하면서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는 사회주의 교과서의 근본 요소일 뿐 아니라 1978년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중국의 권력체제 모델”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은 마오쩌둥 스타일인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 등 두 명의 지도자를 거친 후 현재는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체제처럼 집단지도체제 위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강력한 지도자를 두는 권력체제로의 변화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끝으로 “행운이 따른다면 김정은이 권력과 비전을 갖고 중요 개혁을 추진하는 덩샤오핑과 같은 스타일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