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이용호 승진에 주목… 외무성 부상 맡아 ‘6자’ 수석대표 가능성
입력 2010-10-07 23:46
미국이 북한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이용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북한이 단행한 대미(對美)라인 승진 인사들 가운데 이용호의 역할과 기능이 북한의 대미 협상 전략과 형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는 중이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개천절 및 국군의 날 리셉션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이용호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이용호는 대미 협상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협상을 준비했던 핵심 인사”라면서 “그가 6자회담 수석 대표였던 김계관 자리로 이동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대미 라인 승진 인사로 김계관은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1부상을 맡았다. 따라서 이용호 부상이 6자회담 수석대표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주영 대사 출신인 이용호는 영어에 능통하다. 그는 대미 전문가로서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군축 등 주요 외교 현안을 다뤄왔다. 특히 1990년 초부터 진행된 각종 북·미 협상과 6자회담의 전략과 전술을 짜는 데 핵심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 정부가 주목하는 부분은 6자회담 대표 교체를 계기로 북한이 새로운 협상 전략과 틀을 모색할 가능성에 대해서다. 북한은 1차 북핵 위기 직후 제네바 협상을 강석주가, 2차 북핵 위기 이후 6자회담을 김계관이 맡았다. 강석주와 김계관은 이번 인사에서 각각 부총리와 1부상으로 승진했다.
한편 프랑스의 르 피가로 신문은 7일 북한이 2007년 폐쇄된 영변 핵 기지에 대한 보수 및 현대화작업에 나선 것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처리공장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르 피가로는 ‘평양, 핵개발 재개 추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을 전하면서 이로 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에 대비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수립한 외교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