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변재운] 유승준과 MC몽

입력 2010-10-07 21:15

병역 면제를 위해 어금니를 뽑은 가수 MC몽이 결국 기소될 모양이다. 검찰은 지난 4일 검찰시민위원회가 그에 대해 기소 의견을 냄에 따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인인 연예인의 일탈행위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게 시민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한다. 이제 그가 재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00년대 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가수 유승준은 8년 전 병역기피를 위해 출국한 뒤 지금껏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다. 당시 유씨는 신체검사영장을 받아 출국이 금지된 상태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귀국각서를 제출하고 일본공연을 떠나고는, 공연 후 곧바로 미국으로 가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충분히 국민적 공분을 살 만했지만 전성기 연예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도 지나칠 만큼 가혹했다.

연예인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이처럼 엄하게 다스리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공인으로서 모범을 보이기로 하자면 연예인보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우선일 텐데 ‘사형선고’는 연예인들이 뒤집어쓰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설마 했는데 김성환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또다시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됐다. 1975년 현역판정을 받았는데 2년 뒤 재검에서 턱관절 탈골로 보충역 판정이 나왔다니 의심을 살 만하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지도층은 왜 그리 신체에 문제가 많아 병역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 국감자료에 따르면 현역 장성의 아들로 육군에 복무 중인 사병 32명 중 힘든 보직인 전투병은 전체 전투병 비율에 못 미치는 반면 보급병, 전산운영병, 시설관리병 등 선호보직은 상대적으로 많았다. 아버지의 극진한 아들 사랑이라 해야 할까.

한국전쟁 당시 참전미군 중에는 전투비행 중 숨진 밴 플리트 미8군 사령관 아들을 비롯해 미군 장성 아들이 142명이나 있었고, 이 가운데 35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한다.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도 한국전쟁에서 전사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참 모진 아버지들이다.

군대는 사기가 생명이라는데, 연예인만 닦달하고 복무기간만 늘려서 강군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니 이 나라의 보수는 입으로만 나라를 지킨다는 비아냥을 듣는 게 아닌가.

변재운 논설위원 jwb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