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특급호텔 특혜 지원 물의… 부지 헐값 매각·연결통로 설치비 등 혈세 펑펑

입력 2010-10-07 17:42

“시세보다 낮은 시유지 매각, 지목변경을 통한 아파트 시공,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와 연결되는 공중 통로(Sky walk) 개설까지.”



광주시가 상무지구에 들어설 특정 특급호텔에 지나친 특혜를 베푼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다음달 문을 열 치평동 특급호텔과 맞은편 DJ센터를 잇는 이색 공중 통로를 설치하기 위해 제2차 추경예산안에 설계비 1억6000여만원이 반영됐다.

시는 130m 길이의 이 통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전체 예산 40억원 중 70%인 28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DJ센터 방문객들의 호텔 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이 통로가 광주의 명물이 될 것이라며 양 시설의 활성화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정 호텔의 영업목적으로 사용될 통로를 굳이 시 예산을 들여 개설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앞서 시는 광주에 부족한 호텔 유치를 명분으로 호텔 및 아파트 부지 3만9633㎡ 가운데 15.4%를 차지하는 6108㎡의 시유지를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은 ㎡당 72만530원에 호텔 사업자에게 팔았다. 또 호텔 부지 인근의 자연녹지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주고 이 땅에 361가구의 중대형 아파트까지 지어 분양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특급호텔을 짓겠다는 사업자와 ‘최대한 편의제공’이라는 애매모호한 문구를 넣은 투자협약서를 체결한 뒤 그동안 직·간접적 지원을 계속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느 정도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하지만 혈세를 퍼붓는 잇따른 지원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07년 말 착공한 이 특급호텔은 지하 2층 지상 10층, 객실 205실 규모로 다음달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시공권이나 공중 통로는 특급호텔 유치과정에서 사전 약속했던 일”이라며 “당시 누구라도 호텔건립을 하겠다고 나섰으면 똑같은 혜택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