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EU FTA 서명] 양국 업계 “누이좋고 매부좋고”
입력 2010-10-06 19:09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한국 업체도, EU 업체도 웃었다.
무역협회는 EU와 교역하는 우리 기업 337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6.7%가 FTA 체결이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수출이 늘고 EU에서 조달하는 부품소재와 기계류의 수입 가격 하락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수입기업 38.8%는 수입선을 EU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 철폐 혜택을 노린 것이다. 특히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하는 기업 가운데 수입선 전환 의사를 밝힌 곳이 많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일본산과 미국산이 EU산과 직접 경쟁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번 FTA가 과도한 대일 무역역조 해소에 기여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FTA를 반영한 전략 수립에 바쁘다. 현대차는 인도 등 해외 공장 생산 차량이 관세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점을 감안, 2000㏄급 유럽 전략형 모델을 울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한국에서 생산한 차량 수출을 확대, 본사가 있는 프랑스 등에 역수출할 방침이다.
높은 관세 탓에 가격경쟁력이 없어 EU 시장을 등한시했던 석유화학 업계도 FTA 체결 이후 마케팅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 다만 유럽 현지 생산 시설을 갖춘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FTA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업체들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코트라는 EU 지역 17개국 342개 현지 구매처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바이어 58%가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하거나 거래선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설문에 응한 바이어의 23%가 아직 거래선 전환 여부에 대해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며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유럽 주요 17개국 가운데 이탈리아와 루마니아를 제외한 15개국에선 FTA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농산물 수출이 늘 것으로 기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독일과 영국도 각각 고급 승용차와 위스키 수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