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900 돌파… 전문가 진단, “과속 이지만 당분간 랠리 지속”
입력 2010-10-06 20:50
15일.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10일 1800 돌파 후 ‘1900 고지’에 오르기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걸린 날수다. 지난 7월 9일 1700에서 1800을 깨기까지 걸린 기간이 거래일 기준 한 달 반(44일) 정도였으니 여기서 보름 만에 다시 마디지수(100포인트 단위로 꺾어지는 지수)를 뛰어오른 셈이다.
올 초부터 7월까지 코스피지수가 1500∼1700대 지루한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 사이 주가 상승세는 거의 ‘초고속’ 수준이다. 증시는 연내 얼마까지 오를까. 지수가 성큼 올라 투자가 망설여지는 ‘개미’들은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할까.
◇이제는 유동성 장세=증시 전문가들은 연내 지수가 1920∼2000선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에 돈(유동성)이 풀리고 있고, 투자자금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선진국에 비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고 기업 실적이 좋은 한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율전쟁으로 인한 원화강세 흐름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에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어 1석2조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6일 “1900 돌파로 주식시장 성격이 실적 장세에서 유동성 장세로 바뀌었다”며 “실적 장세에선 기업 이익이 느는 만큼 주가가 올랐다면 유동성 장세에서는 저평가된 업종들이 ‘재평가’되면서 주가가 대폭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1900선 안착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 증시는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한 반면 우리는 2007년 말 수준까지 올라가 국내 증시가 레벨업 됐다”며 “지수 오름세가 가팔라 단기 과열 부담이 있지만 주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저금리와 높은 유동성”이라며 “연내 2000선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1년 실적개선 업종 겨냥=지난달 29일부터 매일 증시가 연고점을 갱신하면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어…어” 하는 사이에 확 올라버렸다. 지수가 1900대였던 2007년 말처럼 ‘상투 잡는 건 아닐까’ 겁내며 망설이는 투자자들이 상당수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섣부른 투자는 피하고, 주가가 조정될 때 매매 타이밍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
로 증시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계단식으로 상승할 텐데 소폭 내리는 시기에 시장에 접근하면 좋을 것”이라며 “상당기간 저금리가 유지될 것을 감안하면 은행 예금에 돈을 묻느니 주식 투자가 좀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적립식 펀드 투자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많이 오른 화학 자동차 에너지 조선업종은 차익을 실현하는 게 좋다”면서 “남들 많이 오를 때 저평가돼 움츠려 있었던 IT(정보기술), 은행, 건설업종은 2011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