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서명 안팎… MB “경제 넘어선 철학·인권 가치동맹”
입력 2010-10-07 00:22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오후(한국시간) 정식 서명된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치동맹’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한·EU 정상회담을 가진 다음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EU FTA는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인권 법치 시장경제 등 가치 공유를 바탕으로 체결됐다”고 말했다. EU는 비회원국인 스위스, 노르웨이와 아프리카의 옛 식민지 국가 등 30여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지만,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과 FTA를 체결했다. 인도, 중국 등도 EU와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권 조항 등으로 인해 협상이 더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EU가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 자유무역 의지 등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헤르만 판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한국은 저희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안정적인 아시아의 민주국가”라고 설명했다. 아직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의 한 기자가 ‘EU가 한국을 첫 번째 파트너 국가로 선택했는데, 일본과는 기본 협정을 맺을 의향이 없냐’고 묻기도 했다.
롬파위 상임의장은 천안함 사태 및 6자회담 등과 관련해 한국 입장 지지를 재확인했다. 롬파위 상임의장은 “EU는 천안함 사태에 조의를 표하며, 이러한 공격을 규탄한다. 또한 6자회담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에만 얽매이지 않지만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서는 아주 냉정하게 억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의지를 포기한다면 한국은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EU FTA는 2007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이후 3년5개월 만에 타결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유럽 3개국 순방에서 당시 EU 의장국 정상이던 프레데리크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와 한·EU FTA 협정문 가서명에 성공하며 협상 타결의 물꼬를 텄다. 이 대통령은 당시 FTA에 부정적이었던 폴란드와 이탈리아 정상을 직접 설득했다.
브뤼셀=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