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 광주·봉하마을 방문… “호남 없으면 민주당도 없다”
입력 2010-10-06 21:25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6일 광주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을 잇따라 방문했다.
손 대표는 오전 새 지도부와 함께 광주 센트럴관광호텔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어진다)라고 했는데,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도 없다”며 “변화를 통해 수권정당으로 탈바꿈하라는 명령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묘소 앞에 무릎을 꿇고 묘지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또 2005년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혹평한 데 대해 “인간적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결례를 범했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 업적인 파주 LCD단지를 거론, “지사로 있으면서 노 전 대통령에게 LCD단지를 허가해 달라고 조르고 떼를 썼었다”며 “노 대통령이 준공식 연설 중 내게 ‘손 지사님, 이제 만족하십니까’라고 했고 나는 벌떡 일어나 90도로 인사했다. 노 전 대통령과 손학규의 관계는 그것이 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가 취임 후 첫 지방 최고위원회의를 광주에서 열고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정통성 논란을 털어내고 전통적 지지층과 친노 진영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하지만 손 대표의 의욕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지도부 내부에 난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 정신은 진보”라며 “한나라당이 강령에 중도개혁을 넣는다는데, 민주당은 10·3 전당대회에서 진보적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고 주장했다. “중도를 껴안아야 집권한다”는 손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그는 이어 “새 지도부는 집단지도체제”라며 “대표 개인의 생각이 당 정체성이 아니라 당헌과 강령, 당원의 요구와 생각이 정체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의 노선을 둘러싼 지도부 내 논란은 예고된 것이지만 정 최고위원이 불과 전대 사흘 만에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에서 조기에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틀간의 칩거를 마치고 이날 당무에 복귀한 정세균 최고위원은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면 선이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악이라는 차원에서 당이 운영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가장 소중한 덕목은 ‘선당후사(先黨後私)’로, 저 자신부터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