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서 편하게 진료 받게 돼 정말 고맙지유!”… 농협, 충북 단양서 의료봉사 구슬땀
입력 2010-10-06 18:08
“걷는 것이 힘들어 병원 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촌구석까지 오셔서 진료해주니 정말 고맙지유.” 농사일을 하면서 다리 관절이 안 좋아 병원을 찾았다는 곤응남(79·단양군 사남리) 할머니가 6일 의료봉사팀을 보며 반갑게 말했다.
NH농협보험은 5∼7일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의료봉사단과 함께 충북 단양농협예식장에서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활동을 펼쳤다. 지역주민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농협예식장에 나와 있었다.
진료는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됐다. 입구엔 진료용 장비가 들어찬 버스가 있었고 예식장 2층에 마련된 70평 크기의 임시진료소에는 마을주민 20여명이 진료시작 전부터 나와 차례를 기다렸다. 주민들은 번호표를 받아 대기하면서 이웃들과 담소도 나눴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료를 마친 주민들에겐 구급함이 지급됐다.
이번 순회 진료에는 서울대병원 소속 의사·간호사·약사 등 의료진 32명과 농협관계자 14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상담을 거쳐 혈액검사, 혈압, 혈당검사, 심전도검사, 초음파검사를 받았고 결과가 나오면 약 처방을 받았다. 의료진은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건강회복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했다. 환자가 주의해야 할 내용에는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마을은 대부분 고령자들로 이뤄져 있는 데다 교통이 불편해 병원을 찾으려면 30㎞ 거리를 40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날 하루 동안 진료를 받은 지역주민은 300여명이다. 주민들은 먼 곳까지 찾아와 친절하게 진료해준 의료봉사단에게 한없이 고마워했다.
진료를 받은 김정호(71·단양군 도전리)씨는 “무릎이 아파 진료를 받게 됐다”며 “조제해준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20년 전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 관절이 안 좋다는 박호선(64·단양군 용부원리)씨는 “의사들이 시골까지 직접 찾아와 한자리에서 이렇게 편하게 진료받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관절염과 고혈압, 허리로 고생하는 자신을 ‘종합병원’이라고 표현한 이병호(76·단양군 사남리)씨는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의사들이 건네는 친절한 말 한마디, 따뜻한 미소에 병든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되는 것 같다”며 의사의 손을 놓지 않았다.
NH농협보험은 2007년부터 서울대병원과 함께 농촌순회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34회를 실시했고 5만5000명이 넘는 농업인들이 혜택을 받았다. 농협 농촌자원개발부에서는 지난해부터 고려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과 ‘농촌희망가꾸기운동’을 시작해 의료 취약계층인 농업인에 대해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이번 의료봉사를 담당한 지은환 NH농협보험 팀장은 “의료서비스 혜택에서 소외된 농업인들을 위해 사업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단양=글·사진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