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교육감 취임 100일… “서울 초교 40곳 정원외 입학 전면조사”
입력 2010-10-06 21:17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6일 한양대 부설 한양초등학교의 부정 입학 사건과 관련, “사립 초교 한 곳에 비슷한 비리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서울지역 전체 사립초등학교의 입학 현황을 전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8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곽 교육감은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주요 공약을 원칙대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울 사립초교 입학 현황 전면 조사=곽 교육감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감사담당관실을 통해 관내 40개 사립 초등학교의 정원 외 입학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정원 외 입학은 학칙 위반이며 정원 외 입학에 금품이 오고간 것은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그러나 부정 입학 학생들을 전학 조치해야 한다는 경찰 측 요청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잘못한 것이 아니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경찰은 부정입학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한양초등학교 전 교장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해당 학생들을 전학 조치하도록 교육청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또 “지난달 28일 다른 초등학교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리가 있다는 학부모 제보를 받았다”며 “해당 학교와 한양초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직접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사립초등학교의 정원 외 입학 사실이 밝혀지면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취임 100일 “교육 혁신 이어가겠다”=곽 교육감은 “지난 100일은 혁신의 씨앗을 뿌렸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교육 내용과 방법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우선 학생의 시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고교 1·2학년 학생이 보는 전국 연합학력평가를 연 4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했다. 또 일부 학교에서 시행 중인 사설업체 주관 모의고사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향후 교육 정책을 ‘중학교 중점의 르네상스 운동, 문예체(문학·예술·체육) 부흥운동’이라고 규정하고 “합창, 연극, 스포츠 등을 통해 학생들을 인문적 소양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내년에 문을 열게 될 혁신학교에서는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또 경기교육청이 첫 공포한 학생인권조례와 관련, 곽 교육감은 “장애인, 다문화가정 학생 등 소수자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아 좀 더 풍부한 내용의 조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취임 이후 체벌 전면 금지, 징계위원회 외부 인사 대폭 확대, 본청 장학관들의 일선 학교 배치, 감사담당관 외부 공모, 시민감사관제 도입 등 파격 조치를 추진했다. 본청 장기 근무 장학관 대다수를 비선호 지역 학교에 발령 내거나 시민감사관제를 도입한 일 등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체벌 전면 금지의 경우 일선 학교와의 논의 없이 급작스럽게 추진하면서 반발이 거셌다. 2학기부터 모든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도록 했지만 교육 현장에 착근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청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진보 인사 일색으로 구성한 것도 진보 편중인사, 코드인사라는 지적도 받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