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정감사] ‘꾸중’만 듣다 퇴장당한 영진위원장

입력 2010-10-06 21:44

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영화진흥위원회 국정감사는 사퇴 여론에 직면해 있는 조희문 영진위원장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조 위원장이 입장해 몇 마디 인사말을 건네자마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인사말에서 그만둘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입장 표명이 있어야지 어물쩍 넘어가려 하느냐”고 다그쳤다. 조 위원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고, 민주당 최문순 의원 등은 “위원장께선 이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 자진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조희문 영진위장이 사퇴해야 하는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결국 조 위원장은 국감장에서 업무보고조차 하지 못하고 ‘꾸중’만 듣다가 물러나야 했다. 문방위 의원들이 “조 위원장은 자격이 없다”며 여야 합의하에 조 위원장의 업무보고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직원들이 위원장에 대한 사보타주라도 하는 건지 몰라도 인사말 자료가 지난 임시국회 때 썼던 것 그대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위원장은 사퇴 의사 표명 요구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의원들의 말을 들었다.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조 위원장은 (영진위를 그만두어도) 대학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느냐. 그만두시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 5월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영화를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는 등의 이유로 영화계에서 신망을 잃고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조 위원장을 제외한 영진위 위원들이 “조 위원장은 공직자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실상의 해임 요구를 한 상황이다.

문방위는 영진위에 대한 국감을 오는 19일 다시 열기로 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