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운드로 승부 VS 뚝심으로 승부

입력 2010-10-06 18:11


2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에서 만나는 삼성과 두산. 준플레이오프가 화끈한 타격전이었다면 7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는 투수전의 진수가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과 두산은 양 팀 모두 올 시즌 내내 강력한 불펜을 자랑했다. 삼성은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다. ‘5회 이상 리드시 승리’ 기록이 무려 53연승이다. 정현욱-권혁-안지만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은 리그 최고다. 여기에 권오준, 정인욱도 가세했다. 그 어느 누구도 뚫을 수 없는 막강 방패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맞선 두산은 정규리그 홀드 1, 2위를 차지한 정재훈과 고창성이 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백조로 거듭난 왈론드가 버티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김성배도 새롭게 합류했다.

선발도 팽팽하다. ‘젊은 피’의 삼성 왼손 투수와 풍부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두산 오른손 투수의 싸움이 이뤄진다.

삼성은 올해 넥센에서 옮겨 온 장원삼과 이번 시즌 선발 마운드의 기둥으로 떠오른 차우찬이 대기하고 있다. 장원삼은 이번 시즌 13승5패에 평균자책점 3.46을 작성하며 팀내 최다승을 올렸다. 9연승을 달린 삼성의 희망 차우찬은 이번 시즌 10승2패로 승률왕에 올랐다. 두산 선발진은 원투펀치 김선우와 켈빈 히메네스 등 30대 투수들이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친다.

두산은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 큰 활약을 한 김선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공격력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삼성의 박석민-최형우-채태인, 두산의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이 맞서있다.

그러나 마운드의 무게추는 삼성에 약간 기울고 있다. 두산 불펜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의 혈전을 치러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여기에 음주운전 파문으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플레이오프 명단에 새로 포함된 마무리 이용찬이 우여곡절 끝에 또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삼성 우세를 예상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두산은 체력고갈과 부족한 마운드를 상승세와 경험으로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6일 대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불펜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 타자들이 불펜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롯데를 힙겹게 이기고 온 분위기를 잘 살려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대망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은 양팀 모두 ‘영건’이 나선다. 삼성은 신예 왼손 에이스 차우찬(23), 두산은 젊은 오른손 투수 홍상삼(20)이 출격 채비를 마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