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천안함 일으킨 측에 수차례 규탄 천명”

입력 2010-10-05 22:44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5일 오후(한국시간)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약간 오해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벨기에 왕궁에서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을 찬성했고, 이 사건 희생자에 여러 차례 애도의 뜻을 밝혔다”며 “사건을 일으킨 측에 대한 규탄의 뜻도 여러 차례 천명했다”고 말했다. 원 총리 발언은 ‘중국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북한을 옹호하고 있다’는 한국민의 정서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나 ‘북한’을 적시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일으킨 측’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나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늘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천안함 문제에 너무 집착한다고 볼지 모르나 남북관계에서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 사건을 짚고 넘어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와 관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주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식 개혁개방을 적극 추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말 베트남 ‘아세안(ASEAN)+3’ 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원 총리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뤼셀=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