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정감사-국방위] 천안함 피격사태 논쟁 “사과해” “못해”… 결국 파행
입력 2010-10-05 22:24
국회 국방위의 5일 국방부 국정감사가 천안함 피격사태를 둘러싼 논란으로 파행을 겪었다.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국방위 국감은 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의혹 제기를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받아치면서 여야의 싸움으로 번졌다.
오후 4시20분쯤 7번째 발언자로 나선 정 의원은 “러시아 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국방부의 조사결과와 달랐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전날 국방부 국감에서)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천안함 피격 전날 있었던 2함대사의 교신내용을 밝히면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으로) 시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제는 천안함을 둘러싼 국론분열이 없어지겠구나, 이를 계기로 더 이상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제기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오늘 정세균 의원이 러시아 보고서를 거론하며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 아닌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진실을 호도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신학용 의원이 “동료 의원의 말에 토를 달지 말라. 상대방 의원의 이야기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발표하느냐”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김 의원이 당 대표까지 한 정 의원의 발언에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여야 간사가 이 문제를 논의하자”며 “정회하고 비공개로 합참의 업무보고를 듣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합참의 비공개 업무보고와 질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김 의원이 사과하지 않는 한 국감을 계속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회가 선언되자 김 의원을 둘러싸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사과할 수 없다고 버텼다. 여야 간사가 3시간 정도 사태 수습을 논의했으나 조율에 실패하자 의원들은 하나둘 국감장을 떠났고 결국 국감은 속개되지 않았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