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노벨 물리학상 英 가임·노보셀로프 교수
입력 2010-10-05 21:24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나노 물질 ‘그래핀(Graphene)’을 처음 발견해 차세대 전자소자 개발의 가능성을 높인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 흑연에서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원자 하나 두께의 얇은 평면 물질 그래핀을 분리해 낸 영국 맨체스터대 안드레 가임(51)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6) 교수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래핀은 흑연에서 가장 얇게 한 층을 떼어낸, 탄소 원자가 육각형 형태의 벌집 모양을 한 인공 나노 물질로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는 물리적, 전기적 특성이 있다. 전자 이동 속도가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이상 빨라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와 항공기의 몸체 강화 신소재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은 1947년 캐나다의 과학자 왈라스에 의해 존재 가능성이 예측됐지만 70여년간 어느 누구도 분리해 내지는 못했다. 그러다 2004년 가임 교수팀이 스카치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 흑연을 한 층씩 떼어내는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제작에 성공했다.
2005년 한국계 과학자인 미국 컬럼비아대 김필립 교수는 가임 교수팀과 함께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그래핀의 물리적 특성을 실험을 통해 세계 처음으로 입증한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시 이 연구로 그래핀이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개념 소자로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노벨상 수상자 대상에서 빠져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고등과학원 계산재료과학 손영우 교수는 “그래핀의 물리적 성질을 처음 밝힌 김필립 교수도 노벨상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데 수상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