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정감사-탈북자 문제] “정신과 진료 탈북자 3년새 117배 증가”
입력 2010-10-05 18:37
통일부 국정감사가 열린 5일 국회에는 탈북자에 대한 각종 통계와 자료가 쏟아졌다. 이를 토대로 ‘2010년 탈북자들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현재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는 1만9444명으로 2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1년부터 매년 1000명대를 유지하다 2006년 2018명을 기록한 뒤 줄곧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7월까지 1460명이 입국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탈북자 실업률은 13.7%로 일반 국민(3.2%)의 4배나 되고, 고용률도 41.9%로 일반 국민 고용률(59.3%)의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가 생활고에 허덕였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이 탈북자 22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 달 평균 수입이 최저생계비 50만4344원에도 못 미친다는 응답자가 77%나 됐다.
대학생활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서울대, 서강대 등 주요 10개 대학에 입학했던 탈북자 475명을 상대로 조사해 보니 자퇴, 제적 등으로 중도 탈락한 학생이 135명으로 28.4%나 됐다. 조사 대학의 평균 중도탈락률 4.5%의 6.3배다. 이 중 110명을 대상으로 대학생활의 애로점을 묻자 47.7%가 ‘경제적인 문제’, 30.8%가 ‘학업에 대한 부담감(수학 능력)’을 꼽았다. 응답자의 57.7%는 영어 실력 부족을 호소했다.
민주당 신낙균 의원은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는 탈북자가 3년 전에 비해 117배나 증가했는데 전문의는 1명에 불과하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 정신과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07년 110건에 불과하던 진료 건수가 2008년 2266건, 2009년 1만2979건으로 늘어났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탈북자도 적지 않았다. 구상찬 의원에 따르면 사망한 탈북자 가운데 자살자 비율이 2008년 10.35%(29명 중 3명), 지난해 16.3%(43명 중 7명)였다. 2008년 5.24%, 2009년 6.24%인 우리나라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