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기적같은 재회 감옥의 기도 이뤄져 감사
입력 2010-10-05 22:34
From 리비아서 석방된 구 선교사 To 이상득 의원
리비아 당국에 억류돼 있다 지난 3일 석방된 구모 선교사가 5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자신이 체포된 6월 15일 이후 두 차례나 리비아를 찾아 사태 해결을 위해 애써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그는 자신의 석방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정치범으로 체포돼 언제 가족을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는데 아무 조건 없이 풀려나게 돼 모든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 선교사는 “3일 감옥(트리폴리 구치소) 마당에서 평소처럼 성경을 읽고 있었다”며 “간수가 짐을 싸라고 하면서 매트리스까지 같이 싸라고 해 이감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전날 아내와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났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최종 석방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형무소장의 사무실로 불려간 뒤 석방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저녁 늦게 달려온 (서용원) 영사 등을 만나 악수를 나눈 뒤에야 풀려나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내, 두 아들과의 꿈같은 재회 소식도 전했다. 그는 “감옥 안에서 그렇게 꿈에 그렸던 여섯 살 난 아들 녀석과 함께 해변을 걷고 아들의 웃음을 볼 수 있었다”며 “오래 떨어져 있어 통화를 하거나 면회를 와서도 서먹해하는 녀석을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돌 지난 둘째 아들은 아빠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피했는데 이제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며 “감옥 안에서 저희 가족이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행복을 위해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의원님을 통해 소망을 이뤄주셨다”고 적었다. 그는 “의원님이 링거를 맞으며, 또 정치적인 어려움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이곳에 와서 활동하셨다는 것을 풀려난 뒤에야 들었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