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 다 된 신문 ‘트집’ 잡기
입력 2010-10-05 19:22
신문을 보고 트집을 잡는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트집은 일리가 있다고 인정될 때 의미가 있지만 ‘생트집’이라면 헛소리가 되고 만다.
지난주 초에 열린 독자권익위원회 회의에서는 여러 문제가 논의됐다. 그중 하나가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 팀 우승이다. 시비의 대상은 9월 27일자 1면 톱에 실린 사진으로, 일반 가정의 벽에 걸린 가족사진 같은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사진보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생기발랄한 소녀들이 현란한 꽃보라 속에 우승컵을 높이 치켜드는 감동적인 사진이 나았겠다는 얘기로 이어졌다.
이 기사와 관련해 ‘345의 기적’이란 제목은 얼른 감이 안 오는 숫자가 들어가 읽기가 불편했다. 월드컵이 열린 ‘트리니다드 토바고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의 경우 어디까지가 나라 이름이고, 무엇이 운동장 이름인지 적지 않은 독자들이 헷갈렸을 것이다. 독자들을 위해 이번 월드컵 대회가 트리니다드 토바고라는 작은 나라에서 열리게 된 이유 등을 소상히 소개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피력됐다. 국민일보의 경우 지면이 적은데 U-17 여자 월드컵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모처럼의 통쾌한 희소식이라 그럴 만도 하다”는 반론에 묻혔다.
국민일보는 “지면이 힘이 없고 엉성해 보인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 이유로 활자체가 가늘고 글줄 사이의 간격이 넓어서 그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워싱턴에서 보낸 한 기사는 ‘러브콜’ ‘토크쇼’ ‘웨이팅 포 슈퍼맨’ 등 영어 단어를 그대로 한글로 써놓았다. 우리말로 바꾸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워싱턴 DC’와 ‘몽고메리카운티’의 ‘DC’와 ‘카운티’ 등의 취급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듯하다.
칭찬도 나왔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와 관련해서다. 시(詩)처럼 서정적인 기사도 쓰고 무척 아름다운 사진도 찍는다. 기사도 많이 썼고 모두가 칭찬하는 책도 냈다. 질투를 느낄 정도다.
권익위원들은 여러 권고도 잊지 않았다. ‘빚더미에 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추석 즈음해 국회 의원회관에 쌓인 선물더미’ ‘환경문제’ 등을 특화해 제대로 펼쳐보라는 것이다.
안태용 (언론인)
◆후원:한국언론진흥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