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미술품, 홍콩으로 통한다
입력 2010-10-05 18:00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의 미술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침체되자 아시아 지역 컬렉터들이 홍콩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각종 아트페어와 미술경매 등이 잇따라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홍콩에서는 3가지 굵직한 행사가 열려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은 4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경매를 열었다. 첫 번째 출품작은 자동차를 입체적으로 그린 강세형의 ‘seen 201008’으로 추정가의 3배인 2280만원에 낙찰돼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김창렬의 ‘회귀’(1억9760만원), 이우환의 ‘조응’(8816만원), 전광영의 ‘집합’(6080만원), 권기수의 ‘동구리’(3040만원) 등도 추정가에 팔렸다.
리우예의 ‘몬드리안과 나’(4억5600만원), 정판즈의 ‘클래스 원 시리즈’(3억6480만원), 저우춘야의 ‘녹색개’(2억7360만원) 등 중국 작가들의 작품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경매의 하이라이트인 마르크 샤갈의 ‘동물들과 음악’은 43억3200만원, 파블로 피카소의 ‘아틀리에의 모델’은 24억3200만원,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꽃병’은 5억472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서울옥션은 경매에 앞서 지난 3일 국내 경매가 최고를 기록한 ‘빨래터’ 등 박수근 대표작을 전시하고 박 화백의 아들 성남씨의 강의를 마련했다. 10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참여한 강의에서 성남씨는 “아버지의 그림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보릿고개를 거친 우리 민족의 애환을 희망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 옆 컨벤션센터에서는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소더비 경매가 3∼4일 열렸다. 모딜리아니의 ‘여인’, 모네의 ‘수련’이 눈길을 끌었으며 강형구 전광영 이호련 등 한국작가의 작품도 출품됐다. 같은 장소에서 2∼6일 ‘파인아트 아시아’ 아트페어가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갤러리미즈, 명갤러리, 다도화랑이 임창렬 이보희 양태숙 박철 정현숙 등의 작품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홍콩=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