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지원방식 어떻게… 영화 제작비 지원→인건비·장비대여료 보조

입력 2010-10-05 17:36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2011년도 영화발전기금 예산안의 핵심은 독립영화·예술영화 등 ‘다양성 영화’에 대한 지원 방식을 ‘직접 제작지원’에서 ‘간접지원’으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영화를 만들 때 제작비를 직접 주는 대신 인건비 및 장비대여료를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간접지원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더 많은 독립영화가 혜택을 볼 수 있어 독립영화계에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2010년 39억5000만원이던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비가 내년엔 50억원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간접 지원으로 가면 (작품 한 편당 지원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원 대상 작품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열악한 처지에 있는 독립영화 스태프들에게 더 좋은 방식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 불거진 조희문 영진위 위원장의 독립영화 제작심사 개입 파문도 간접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영진위 측은 “간접지원으로 전환하면 지원작 선정 과정에서의 잡음을 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지원비를 포함한 2011년 다양성 영화 지원액 총액은 95억500만원으로, 2010년(89억7500만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항목에 없었던 스태프 인건비(50억원)와 장비대여 지원비(10억원)가 신설됐고, 관람료 지원비(3억5000만원) 등 개봉지원비가 기존 3억8000여만원에서 8억3000여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국제영화제 참가 지원비도 올해 1억원에서 내년엔 1억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독립영화계 측은 “간접지원비가 올랐다 해도 인건비나 장비대여비가 실제 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데다, 그 예산은 독립영화가 아닌 다른 분야의 사업에도 쓰여야 하는 돈이어서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독립영화 제작지원 항목이 사라진 것이 치명타라는 것이다. 올해 예산안에 편성됐던 12억여원의 기획개발 지원비 역시 삭감됐다. 기획개발비는 영화의 기획·개발 외에도 시나리오마켓 운영 지원 등에 사용된다.

영화계에는 “독립영화계가 촛불시위와 조희문 위원장 퇴진 운동 등에 나선 것이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 축소 이유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존재한다. 독립영화계 인사들은 예산안이 발표된 후 예산 재편성을 요구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