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과, 행동으로 보여야” 이 대통령, 간 총리와 회담

입력 2010-10-05 02:03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오후(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 콘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의 ‘8·10 담화’에 대해 “앞으로 행동으로 보일 때가 됐다”며 “(일본의) 후속 조치가 신속하고 과감하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간 총리는 담화에서 한·일 강제합병을 사과하고 조선왕실의궤 반환 등을 약속했었다. 간 총리는 “도서 양도가 이른 시일 내에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일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문제와 관련,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중·일 관계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양국 간 현안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이달 말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세안+3회의’ 때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정상회의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고, 간 총리도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간 총리는 중·일의 갈등 관계에 원론적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5일 오후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한·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 문제와 관련한 우리 측의 ‘중재자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김정은 후계 체제를 비롯한 북한 문제, 북핵 6자회담, 한·일 셔틀외교 등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지금 권력세습 문제 등 여러 상황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핵 포기와 관련한) 북한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간 총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진지하게 생각하면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6면

브뤼셀=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