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규, 국새에 자기 이름 새겼다
입력 2010-10-04 21:53
국새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이 자신의 이름을 국새에 새겨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4일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민씨가 국새 ‘대한민국’의 ‘대’자 ‘ㄷ’ 사이에 자기 이름을 파놓았다”면서 “너무 작아 안 보일 정도지만 한자로 돼 있고 이름 옆에 2007년이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맹 장관은 “그동안 민홍규 도장을 찍은 것으로 기가 막힌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은 “이용섭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새제작자로 민씨가 선정되도록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했다는 말이 있다”며 압력 행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맹 장관은 “(이 전 장관의 지시는) 민씨가 워낙 유명하게 떠오르다 보니 철저하게 조사해보라는 뜻이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기석)는 이날 민씨를 구속 기소했다. 전통 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한 것처럼 속여 정부로부터 거액의 제작비를 받아 챙긴 사기 등의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민씨는 2007년 12월 전통 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한다고 속여 정부와 계약을 맺은 뒤 약속과 다른 방식으로 국새를 만들고 1억9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 지난해 초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가짜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를 전시하며 40억원짜리라고 속여 판매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국새는 니켈로 도금한 인조 보석으로 장식한 제조원가 200만원 상당의 제품이었다. 민씨가 제4대 국새제작단장으로 선정되고자 언론인과 공무원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이 계속 수사 중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