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12월 이후 담그세요… 배추값 11월 초까지 고공행진
입력 2010-10-04 18:41
치솟은 배추값 때문에 올해 김장에 대한 걱정이 많다. 김장을 담근다면 시기적으로 언제가 좋을지도 관심이다.
4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김장철이 시작되는 다음달 중순까지 높게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음달 중순 출하 예정인 배추는 비가 많이 내리던 8월 말∼9월 초 씨를 뿌렸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충북 지역에 상주하는 한 대형마트 산지 바이어는 “충청 지역에 8∼9월 비가 너무 많이 온 데다 태풍 곤파스 피해까지 입어 이 지역 배추밭 대부분은 폐허 수준”이라며 “배추가 비에 녹아 내려 쓸 만한 것을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예년처럼 11월 중순에 김장을 담글 경우 비싼 값에 배추를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장 시기를 늦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지 농가를 수시로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대형마트 채소 바이어들은 12월 초순이 지나면 배추값이 다소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장배추와 월동배추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라도 지역에서 생산된 배추가 1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때문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추는 보통 11월 중순부터 출하되지만 지난달 비가 많이 내려 모종 시기가 열흘가량 늦춰졌다. 공급시기도 평년보다 열흘 이상 늦춰질 수밖에 없다. 결국 김장철 배추값은 전라도 지역의 작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이 지역 배추 작황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전라도 지역이 올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비 피해가 적었다는 점, 9월 말 모종 이후 날씨가 맑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마트 김동현 채소 바이어는 “기상 여건이 좋아서 전라도 지역 작황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면 배추값이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라도 지역도 비 피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지역 김장배추 출하량은 평년의 70∼80% 수준이 될 것이라고 현지 농민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김장철 배추값은 포기당 1200∼1600원 수준이었다.
한 대형마트 채소 바이어는 “앞으로 일교차가 적당하고 비 피해만 없다면 김장배추 재래시장 소매가격이 5000원 이하로 낮춰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현재 배추 소매가는 1만2000∼1만5000원가량이다.
전문가들은 김장배추 품질을 고려해서라도 김장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평년에 생산된 배추는 보통 개당 2㎏ 정도 한다. 적게는 1.5㎏에서 2.5㎏ 이상인 최상품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배추들은 무게가 1㎏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8월 중순 씨를 뿌려 다음달 중순쯤 출하되는 배추도 지난달 내린 폭우의 영향을 받아 품질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