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에 석유 230억t 매장” 中 추정… 아세안·美와 이해 다툼 더 치열해질 듯

입력 2010-10-04 21:38


중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미국이 영유권 문제로 다툼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석유 매장량이 230억t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다량 매장돼 있어 자원 확보를 위한 영유권 분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해양탐사기술 책임자인 리쉬쉬안(李緖宣)은 “남중국해는 ‘제2의 페르시아만’이라 불린다”면서 “석유 매장량 추정치가 230억t으로, 중국 미래 해양오일가스의 주요 생산지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양자만보가 4일 보도했다.

리쉬쉬안은 남중국해가 전체 중국 해역의 4분의 3에 달하며 둥팡(東方), 야청(崖城), 원창(文昌), 후이저우(惠州), 류화(流花), 루펑(陸豊), 시장(西江)유전 등을 포함해 여러 유전군(群)이 산재한 만큼 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남중국해는 석유와 함께 엄청난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남중국해에선 지금까지 77억 배럴의 석유가 확인됐으며, 예상 매장량은 280억 배럴로 추정된다. 또 천연가스 매장량도 75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중국해는 난사군도(南沙群島)와 시사군도(西沙群島)를 둘러싸고 주변국인 중국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에도 관련된 이해관계로 갈등을 빚고 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최근 중국 일본 대만 등이 첨예하게 다투는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도 진정한 원인은 다량의 석유 매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대만 관영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마잉주 총통은 북해를 둘러싼 해저자원 분쟁의 해결방법을 거론했다. 영국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는 1965년 석유가 풍부한 유럽 북해를 놓고 수많은 분쟁에 휘말렸으나 당사국들이 조약을 체결해 석유를 나눠 가짐으로써 지금은 분쟁이 없고 석유도 오래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지에서의 천연자원을 북해의 경우처럼 분쟁 당사국이 나눠 갖는 방법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 제7함대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참여하는 대규모 미·일 합동군사훈련이 다음달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은 ‘센카쿠 탈환작전’으로 명명된 이 훈련에서 중국군을 적으로 규정하고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