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 “차남 김정철, 정은 후계구도 협력”
입력 2010-10-04 18:06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가운데 후계자 경쟁에서 탈락한 친형 김정철이 동생의 후계 체제 확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이 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북한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철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동생의 후계 확립문제를 지원했다”며 “김정철은 지난해부터 당 조직지도부 생활지도과의 담당과장으로 중앙당 부부장 대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철은 지난해 8월 제3차 노동당대표자회 준비를 위해 구성된 김정은 권력승계팀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당대표자회를 통해 어떤 자리에 올랐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김정철은 여동생 김여정과 달리 당대표자회 기념 사진촬영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특히 이 방송은 북한에서 지난해 1월부터 김정은의 사업 성과와 후계에 대한 선전 사업이 시작됐는데, 김정철이 조직지도부에서 이와 관련된 선전물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때문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향후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 달리 김정철은 김정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송은 또 김정철이 2006년까지는 김정은보다 후계자로 내정될 가능성이 더 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03년 12월의 경우 국방위원회와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 앞에서 “내년은 내가 김일성 주석의 위업을 이어간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위대한 김일성 동지의 사상과 위업을 끝없이 빛내어 나가기 위해 김정철을 잘 받들어 보좌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조직지도부 과장으로 활동한 김정철을 둘러싼 평가가 썩 좋지 않았으며, 특히 2006년 6월 일본 후지TV를 통해 김정철의 얼굴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후계자 후보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일본 후지TV는 김정철이 여자친구, 경호원 등과 함께 독일에서 열린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콘서트에 참석했다고 보도했었다. 북한에서는 간부 인사 내용이 공식발표 전 외부에 알려질 경우 무효화되거나 6개월 이상 보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