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첫 최고위원회의 불참… 거취 고심

입력 2010-10-04 18:18

10·3 전당대회에서 3위에 그친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가 진퇴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정 전 대표는 4일 오전 손학규 대표가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채 김진표 최재성 백원우 의원 등 측근 인사들과 조찬 회동을 갖고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또 조만간 김원기·한명숙 상임고문 등 당 중진·원로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한 측근은 “정 전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으나 타의에 의해 개정된 지도부 선출 방식에 따라 최고위원에 당선된 현실에 대해, 또 손 대표와 새로운 지도부가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 수 있는 길에 어떤 역할을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정 전 대표의)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은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즉 전직 대표로서 새 대표에게 길을 열어주고 밖에서 돕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당내 문제와 정치 현안이 있을 때 지도부에 지혜를 주고 단합을 끌어내는 것이 선당후사인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측근들은 정 전 대표를 지지해준 대의원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는 것을 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대표가 당과 국민의 열망을 생각해서 최고위원 직책에 충실히 나서고 정권교체에 힘을 합칠 거라고 믿는다”며 사퇴를 만류할 뜻을 내비쳤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