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김정은, 경호원으로 위장 김정일 두차례 訪中 동행”

입력 2010-10-04 18:07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4일자 1면 전체에 3대 권력 세습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실었다.

노동신문은 ‘일심단결은 조선의 힘이고 승리’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영도자가 구상을 펼치고 전당, 전군, 전민이 총동원돼 영도자의 결심을 결사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일심단결의 정신력만 있으면 우리 앞에 못 해낼 일이 없다”며 “이 세상에 우리 군대와 인민처럼 자기 영도자에게 매혹되어 자기 운명을 전적으로 의탁하고 따르는 군대와 인민은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김일성 동지의 후손들이라는 자각을 한시도 잊지 말고 싸워나가야 한다”며 “김일성 동지의 후손이라는 자각을 갖고 살며 투쟁한다는 것은 수령님의 은덕을 순간도 잊지 않고, 수령님의 숭고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몸 바쳐 싸운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이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라는 표현 대신 그냥 영도자라는 단어를 쓴 것은 후계자 김정은까지 영도자에 포함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올해 두 차례 중국 방문 때 모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8월 방중은 물론 5월 방중 때도 아버지 김 위원장을 따라 중국을 방문했으나 정상회담 등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또 공식 수행원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채 경호원으로 위장하고 이름도 ‘김정’이라는 가명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경호원 신분으로 김 위원장을 수행한 것은 향후 권력승계 과정에서 ‘전대 수령’(김정일)에 대한 김정은의 충성심을 선전하는 사례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의 경우 1959년 김일성 주석의 러시아 방문과 65년 인도네시아 방문 때 동행해 김 주석의 건강을 관리하는 의사, 간호사, 부관 등을 불러 모아 놓고 일일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방중 때는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도 동행해 김 위원장을 따라 지린시 육문중학교 등 김일성 혁명사적지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