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경성성서학원 사라진다… 보존 대책 미비 속 건물 안전상 문제

입력 2010-10-04 18:10

서울신대 전신인 서울 아현동의 옛 경성성서학원 교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성전 증축을 추진 중인 아현성결교회(조원근 목사)가 지난달 27일부터 경성성서학원 쌍둥이 건물 철거에 들어갔다. 건물 내·외부를 모두 철거하는 데는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1921년에 지어진 옛 경성성서학원 교사는 성결교단 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서울신대가 74년 경기도 부천시로 이전하기 전까지 사용했다. 이후 명지병원으로 사용되다 98년 아현성결교회가 매입해 총회의 지원 없이 보존해 왔다.

경성성서학원 철거 문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교단 내에서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교단 내 최고의 유적이요 상징적인 건물에다, 비록 문화재로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명동성당, 종로의 YMCA 건물과 함께 서울의 3대 건축물로 꼽힐 정도로 근대사적 가치가 높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총회에서 교회 측은 대의원들에게 “교단의 영적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건물을 유지하려고 다각도로 연구했으나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서대문구청에서 건물 안전진단 및 내진 보수를 수차례 요구해 왔고, 사실상 건물을 폐쇄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건물 철거로 방향을 정했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경성성서학원 교사는 미니어처로 제작된다. 서울신대는 철거 후 건물의 머릿돌, 돌계단, 벽돌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역사관을 만들어 사진·건물 모형과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