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일천사병원, ‘임종자의 집’ 문연다… 개원 8주년 맞아 계획 발표

입력 2010-10-04 17:39


기독교 유일의 무료 병원인 다일천사병원(이사장 최일도 목사)이 연고지 없이 거리에서 사망하는 이들을 위한 ‘임종자의 집(Well-dying house)’을 마련한다.

임종자의 집은 내년 2월 문을 열며 장소는 서울 전농동에 위치한 다일천사병원 내 시설을 리모델링해 조성된다. 임종자의 집은 지상 6층의 병원 건물 중 3개 층을 할애해 노숙인 쉼터와 함께 만들어진다.

임종자의 집은 가족이나 연고, 집 없이 질병을 앓다가 길거리에서 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예비 장소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인간다운 죽음을 맞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다. 매년 1000여명의 무연고자들이 사망하는 현실 속에서 임종자의 집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일도 목사는 4일 다일천사병원 개원 8주년 기념식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노숙인 보호시설은 서울의 경우 136개에서 38개로 대폭 축소된 상황”이라며 “우리는 거리에서 연고 없이 사망하는 형제자매를 위해 인생 마지막을 두려움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10월 4일 한국교회의 지원으로 문을 연 다일천사병원은 지금까지 7만여명의 국내외 환자들이 치료나 수술을 받았다. 자원봉사자도 줄을 이어 8년간 4만5000여명이 동참했으며 의사, 간호사, 약사와 임상병리사 등 의료관계자들도 한 달 평균 28명이 봉사에 참여했다. 또 17차에 걸쳐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아동을 초청해 구순구개열, 심장병, 척추, 성형수술 등도 실시했다.

최 목사는 8년간 다일천사병원 활동을 회고하면서 “병원은 현대적 의술이 아닌 하나님의 치유하심으로 운영돼 왔다”며 “병원은 정부나 특정 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섬김 사역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일천사병원은 의사 대신 간호사와 목회자가 병원장을 맡아왔다. 이날 3대 병원장이던 박혜란 권사가 이임식을 가졌다. 박 병원장은 병원 시작과 함께 인연을 맺어 간호부장과 부원장을 거쳤고 2006년부터 병원장으로 봉사해 왔다(02-2213-8004).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