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발전 위해…” 신영균씨, 500억대 재산 기부
입력 2010-10-04 21:19
원로 영화배우 신영균(82·사진)씨가 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기부한다.
신씨 측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서 깊은 복합공연시설 명보극장(명보아트홀)과 국내 최초, 국내 최대의 영화박물관인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영화계 및 문화예술계의 공유 재산으로 기증한다”고 밝혔다. 영화배우의 기부 액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황해도 평산 출신으로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치과의사였던 신씨는 조긍하 감독이 연출한 ‘과부’(1960)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61), 조해원 감독의 ‘불나비’(65), 이만희 감독의 ‘물레방아’(66) 등 한국 영화사의 걸작들을 비롯해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당대의 톱스타다.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세 번 받았고 아시아태평양영화제 남우주연상, 대종상 공로상, 대한민국영화대상 공로상 등을 받았으며,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SBS프로덕션 사장,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영화 출연 외에 명보제과·명보극장 운영 수익 등으로 자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보극장의 자산가치는 400억여원, 신영영화박물관은 100억여원으로 추정된다.
신씨는 5일 오후 서울 충무로 명보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부 재산의 운영 방안과 사용처 등을 밝힐 예정이다. 기자회견에는 부인과 딸, 이덕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영화배우 안성기씨, 정인엽 영화감독협회 이사장 등이 함께 참석한다.
영화계 관계자는 “신영균씨는 오랫동안 재산 사회 환원 방법을 놓고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기증된 재산은 후진 양성 등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아이티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10만 달러를 국제 구호단체에 기부한 바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