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공군사격장 마을 암 발병 비상

입력 2010-10-04 18:46

충남 보령 공군사격장 옆 갓배마을에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 주민 37명 가운데 25명이 암에 걸리는 등 암 발생률이 평균보다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4일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바다 속에 240㎏이 넘는 탄과 수백만발의 총알이 박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살아있는 어패류에서 화약 성분이 검출됐는데도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갓배마을 주민 70명 전원에 대한 건강영향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최근 분석결과를 인용, 갓배마을 주민은 일반인보다 폐암은 3배, 위암과 간암은 5배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갓배마을은 1968년부터 미8군이, 81년부터는 육군이 주둔했으며 91년부터는 갓배마을 바로 옆에 공군 사격연습장이 운영되고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갓배마을 지하수 분석 결과 국제암연구소가 인정한 발암물질인 테트라클로로에틸렌(자동차 금속세척제)의 경우 기준치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가 검출됐고, 휘발유의 첨가제로 쓰이는 MTBE(메틸-터트리-부틸에테르)가 미국 기준의 10배까지 검출됐다. 또 어패류의 경우 발암성 물질인 카드뮴이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암 환자 25명 중 17명이 사망했고 현재 8명이 투병 중”이라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